종친회장 인사말

 

회장 명길     

남원은 고려조 시조 문경공 진함조(晉含祚)께서 교룡산 정기를 받아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온 선향(先鄕)이다. 고려 고종 때에는 남원군(南原君)에 책봉된 석(錫)공에 이르러 후손들이 남원을 본관으로 삼아 정착, 세거하였다. 이후 고려 말 집현전 학사 우란(于蘭)공은 덕망으로 흠앙된 바 있고, 벽(壁)공은 임진왜란 때 충렬을 지켰으며, 종립(宗立)공은 병자호란 때 공훈으로 통정대부에 이르렀다. 대대로 종통(宗統)을 세우고자 한다면 보계(譜系)를 밝히고, 보계가 분명해진 뒤에야 종족(宗族)의 촌수와 신분관계를 알 수 있다. 자손을 두면 근본을 알고, 조상의 음덕을 알면 숭고한 학덕과 고결한 충효절의를 이어받음이 후손된 도리이다. 과거 족보는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 계신 조상을 대하듯 하며 집안의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였다. 이처럼 소중하게 여겨 온 족보가 현대화의 핵가족 제도로 변모 되면서 봉건사상의 유물로만 생각하고 도외시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 어떤 이들은 전통문화를 미화하고 무조건적인 전통계승을 질타하며 족보가 민주사회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는 경우가 있다. 가계와 혈통은 보학(譜學)을 통해 이어 졌으며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필수 정보 매체이기도 하였다. 족보문화는 국난의 역사 속에 나라와 가문을 지키는 역할을 하였다. 우리 남원晉氏는 남원진씨족보(南原晉氏族譜)를 통해 가계를 계승하고 소목(昭穆)함으로서 뿌리를 알고 조상을 숭배하고 종친 간에 화목함을 (숭조돈종崇祖敦宗) 전통으로 보전하여왔다. 이로써 전국에 흩어져 있는 종친들이 단결하고 친목을 도모하여 왔다. 이제 남원진씨족보를 수보(修補)한지 20년이 흘러 족보상 누락된 부분을 다시 기록하고 보충할 때가 되었다. 족보를 수보한다는 것은 위로는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그 덕을 공양하는 뜻을 게을리 하지 않고 아래로는 종친간의 정을 두텁게 하여 화목한 기풍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후손들이 다시 태어났으니 이를 기록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이에 4개 파 (판서공, 첨정공,감무공,학사공) 문중이 의논하여 수보 결정을 공감한바 또 다시 선대의 정신을 이어받고 본받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과거가 없이 현재가 이어질 수 없고 현재가 없이 미래를 보전할 수 없는 일이다. 족보를 소중히 여겨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지혜로 품격 있는 후손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종중은 후대에 더욱 창성할 것으로 사료된다. 편찬된 족보가 삼가 허물을 짓지 않는다면 족보를 대하는 일가에 효도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우러나 문중을 빛낼 마음이 함께하길 바라는 바이다.